로베르토 보에르치오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 2018, 피에몬테의 매력을 한 잔에
피에몬테의 거장, 로베르토 보에르치오를 만나다
이탈리아 와인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로베르토 보에르치오(Roberto Voerzio). 피에몬테(Piemonte) 지역, 특히 바롤로(Barolo)를 대표하는 최고의 생산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극도로 낮은 수확량과 자연 친화적인 포도 재배, 최소한의 개입으로 철저히 품질에 집중하는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와인은 희소성과 뛰어난 완성도로 인해 전 세계 컬렉터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죠. 오늘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의 최고급 바롤로나 바르베라가 아닙니다. 피에몬테의 일상, 그 자체를 담아낸 매력적인 와인,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 2018'입니다.
로베르토 보에르치오의 철학은 고급 와인뿐만 아니라 돌체또(Dolcetto) 같은 지역 품종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달바(D'Alba)'는 알바(Alba) 지역을 의미하며, '프리아비노(Priavino)'는 이 특정 포도원의 이름입니다. 보에르치오는 이 포도원에서도 엄격한 수확량 통제를 통해 농축되고 풍부한 과일의 맛을 이끌어냅니다. 2018년은 피에몬테 전반에 걸쳐 비교적 시원하고 장마철이 긴 해였으나, 9월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포도의 완벽한 성숙을 도와 균형 잡힌 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돌체또의 생동감 있는 과일과 신선한 산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었죠.
돌체또: 달콤한 이름 뒤에 숨은 매력
'돌체또(Dolcetto)'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달콤함'을 의미하지만, 이 와인이 단맛이 강한 와인은 결코 아닙니다. 이름의 유래는 포도 자체의 당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돌체또는 피에몬테에서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와 함께 3대 주요 적포도 품종으로, 주로 알바 주변에서 재배됩니다. 네비올로의 위엄과 바르베라의 높은 산도에 비해, 돌체또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수확하여 부드러운 탄닌과 생생한 베리 과일 향을 가진, 마시기 편한 와인으로 빚어집니다. 일상의 와인으로 사랑받지만,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같은 거장의 손길을 거치면 그 경지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보에르치오의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 2018은 단순한 일상의 와인이 아닙니다. 그는 이 와인에 대해 네비올로와 동일한 엄격한 포도원 관리 원칙을 적용합니다. 덕분에 일반적인 돌체또보다 더욱 농밀한 색상, 복잡한 아로마, 그리고 우아한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피에몬테의 진수를 일상에서도 고급스럽게 누릴 수 있는 특권과도 같은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 2018 감상 노트
깊은 루비 빛을 띠는 이 와인은 코를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부터 풍부한 과일의 향으로 가득 채웁니다. 블루베리, 익은 라즈베리, 검은 체리의 생생한 향이 먼저 느껴지며, 그 뒤로 은은한 장미꽃잎이나 제비꽃 같은 플로럴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약간의 카카오나 달콤한 스파이스 느낌도 엿볼 수 있어 향의 복잡성을 더합니다.
입 안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과일 맛이 선명하게 퍼지며, 부드럽지만 존재감 있는 탄닌이 입안을 감싸줍니다. '달콤하다'는 이름과는 달리 신선한 산도가 잘 어우러져 전혀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상쾌하고 균형 잡힌 여운을 남깁니다. 알코올 도수는 13.0%로 매우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전문가 평가에서도 2018년 빈티지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이러한 완성도 덕분입니다.
- 색상: 깊고 농밀한 루비 레드.
- 향: 블루베리, 라즈베리, 검은 체리, 장미꽃잎, 미네랄, 은은한 스파이스.
- 맛: 풍부한 베리류의 과일 맛, 부드러운 텍스처, 균형 잡힌 산도와 탄닌, 깨끗한 여운.
- 음용 온도: 15~16°C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차갑게 하면 향과 맛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와인 라인업과 평가 비교
로베르토 보에르치오의 프리아비노는 꾸준한 품질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다양한 빈티지와 평가를 비교해보면 그의 돌체또가 얼마나 일관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주요 빈티지별 정보입니다.
| 빈티지 | 알코올 도수 | 주요 전문가 평가 | 특징 및 참고사항 |
|---|---|---|---|
| 2012 | 정보 없음 | 정보 없음 | 피에몬테 최고의 인기 와이너리로서의 입지 강조 |
| 2017 | 13.5% | 정보 없음 | 알바 지역, 15-16°C 음용 권장 |
| 2018 | 13.0% | JS(James Suckling) 92점 | 블루베리, 라즈베리, 체리, 장미꽃잎 향, 부드러운 탄닌 호평 |
| 2020 | 정보 없음 | 2018년 Raffaele Vecchione 93점 참고 | 다양한 빈티지 평가(2016, 2013 등)가 함께 소개됨 |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2018년 빈티지는 세계적인 와인 비평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으로부터 9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는 보에르치오의 돌체또가 단순한 지역 와인의 수준을 넘어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품질을 갖췄음을 의미합니다. 2018년의 알코올 도수(13.0%)가 2017년(13.5%)에 비해 약간 낮은 점은 해당 연도의 기후 조건이 반영된 결과로, 더욱 신선하고 정교한 스타일을 예상하게 합니다.
어떤 음식과 페어링하면 좋을까?
부드럽지만 풍미가 깊은 이 돌체또는 피에몬테 현지 요리와의 궁합이 특히 뛰어납니다. 풍부한 과일 맛과 균형 잡힌 산도가 지방이나 풍미 강한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 피에몬테 지역 요리: 리소토 알 바롤로(Risotto al Barolo), 아뇰로티(Agmolotti) 파스타, 브라졸레(Brasato) 같은 포도주에 졸인 스튜.
- 육류: 그릴에 구운 닭고기, 칠면조, 돼지고기, 그리고 살치살이나 등심 같은 부드러운 쇠고기 요리.
- 치즈: 로비올라(Robiola), 카스텔마뇨(Castelmagno) 같은 피에몬테 산 연질 치즈나 미디엄 하드 치즈.
- 한식: 불고기, 양념갈비, 제육볶음, 떡갈비 등 달콤짭짤한 양념과 구운 육류 요리와도 의외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소장 가치와 음용 시기
로베르토 보에르치오의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는 대부분의 돌체또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을 때 그 생생한 과일 맛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2018년 빈티지는 현재 완벽한 음용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풍부한 과일과 부드러운 탄닌이 가장 조화로운 시점이죠. 하지만 보에르치오의 높은 농축도와 균형 덕분에 단기적인 숙성(5-7년)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복합적인 2차 향미를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와인은 로베르토 보에르치오라는 거장의 이름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자료에 언급된 2017년 기준 55,000원 참고). 그의 바롤로에 비하면 일상에서 더 자주 마셔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피에몬테의 정석을 경험하고 싶은 초보자부터, 거장의 디테일을 음미하려는 애호가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다재다능한 와인입니다.
결론적으로,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돌체또 달바 프리아비노 2018은 단순함과 우아함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와인입니다. 피에몬테의 따뜻한 햇살과 대지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마시는 이에게는 부담 없이 다가오는 매력을 지녔죠. 특별한 날이 아닌,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려는 순간에 따르기 좋은 한 잔입니다. 당신의 와인 여정에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거장이 선사하는 달콤함(이라는 이름의 매력)을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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