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핸젤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 러시안 리버 밸리의 정수를 만나다

러시안 리버 밸리의 보석, 월터 핸젤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의 러시안 리버 밸리는 피노 누아 애호가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입니다. 이 지역은 낮과 밤의 큰 기온 차와 안개로 인해 피노 누아 품종이 최고의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죠. 그 중심에서 가족 농장의 철학으로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내는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바로 월터 핸젤(Walter Hansel)입니다.

월터 핸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비교적 젊지만 확고한 명성을 쌓아온 와이너리입니다. 창립자 월터 핸젤의 아들인 스티븐 핸젤이 현재 모든 포도 재배와 와인 메이킹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의 세심한 관리 아래 각 빈야드의 개성을 살린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탄생합니다. 특히 '슬로프(Slope)' 시리즈는 그들의 대표작으로, 오늘 우리가 깊이 들여다볼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은 많은 비평가와 애호가로부터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의 정수"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와인입니다.

노스 슬로프 빈야드의 특별함

'노스 슬로프(North Slope)'라는 이름은 빈야드의 위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월터 핸젤은 총 6종의 피노 누아를 생산하며, 각각의 이름은 빈야드의 방위와 특징을 따릅니다. 노스 슬로프 빈야드는 이름 그대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경사진 포도원입니다. 이 빈야드에서 나온 포도로 만든 와인이 바로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입니다.

이 빈야드의 북향 경사지는 햇빛 노출을 적절히 조절하여 포도가 서둘러 익지 않고 천천히, 완벽하게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피노 누아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복잡한 향과 섬세한 산도, 우아한 탄닌을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2016년은 소노마 지역에서 매우 균형 잡힌 해로 평가받는 빈티지로, 적당한 온도와 일조량이 포도의 건강한 성장을 도왔습니다. 이러한 최적의 조건이 노스 슬로프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해였습니다.

월터 핸젤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 감상 기록

이 와인을 직접 마셔본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그 매력을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 색상: 선명한 루비 레드 색상으로, 중간 이상의 농도를 보입니다. 유려한 다리가 잔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고전적이고 우아한 인상을 줍니다.
  • : 첫 향부터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의 전형적인 매력을 발산합니다. 익은 체리, 산딸기, 섬세한 장미 꽃잎의 아로마가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며 약간의 감초, 흙 내음, 그리고 오크에서 비롯된 은은한 바닐라와 카라멜의 복합적인 뉘앙스가 더해져 깊이를 더합니다.
  • : 입안에서는 향에서 느껴졌던 붉은 과실의 달콤함이 신선한 산미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피노 누아 특유의 '샤프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포근한 탄닌이 입안을 감싸며 매우 매끄러운 질감을 선사합니다. 중간 이상의 바디감과 함께 긴 여운을 남기며, 전체적인 균형감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 전체적 평가: 이 와인은 힘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완성도가 매우 높은 피노 누아입니다. 빈티지의 우수한 조건과 빈야드의 특성이 스티븐 핸젤의 솜씨를 통해 잘 표현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즐기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몇 년 더 병숙을 통해 더욱 복합적인 향미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터 핸젤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 상세 정보
구분내용
와인명Walter Hansel, The North Slope Pinot Noir 2016
생산자월터 핸젤 와이너리 (Walter Hansel Winery)
품종피노 누아 (Pinot Noir) 100%
생산국/지역미국(U.S.A) / 캘리포니아(California) >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빈티지2016년
알코올 도수약 14.0% (추정)
주요 향미익은 체리, 산딸기, 장미, 은은한 바닐라, 감초, 미네랄
바디감중간(Medium) 이상
음식 페어링오리 로스트, 버섯 리소토, 연어 그릴, 부드러운 치즈
추천 음용 온도14-16°C

사우스 슬로프와의 비교

월터 핸젤의 '슬로프' 시리즈에는 노스 슬로프와 쌍을 이루는 '사우스 슬로프(South Slope)'도 있습니다. 2021년 빈티지 자료에 따르면, 사우스 슬로프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블록에서 생산됩니다. 일반적으로 북향 포도원보다 남향 포도원이 더 많은 햇빛을 받기 때문에, 사우스 슬로프는 노스 슬로프에 비해 더 익은 과실 특성, 더 풍부한 바디감, 그리고 약간 더 강한 알코올 느낌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노스 슬로프는 상대적으로 더 신선한 산도, 더 섬세한 향, 그리고 우아함이 두드러지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는 같은 와이너리의 철학 아래에서도 빈야드의 미세 기후와 토양이 와인의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어울리는 음식과 음용 팁

월터 핸젤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은 풍미가 풍부하지만 탄닌이 부드러운 편이어서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특히 지방이 적당히 있는 가금류나 향이 강하지 않은 붉은 육류와 잘 어울립니다.

  • 오리 로스트: 오리의 고소함과 와인의 익은 과실 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 버섯 리소토: 버섯의 우마미(감칠맛)는 피노 누아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합니다.
  • 그릴에 구운 연어: 기름기가 있는 생선과의 페어링도 피노 누아의 클래식한 매치입니다.
  • 카망베르나 브리 같은 부드러운 치즈: 와인의 산도가 치즈의 크리미함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음용 시에는 14-16도 사이의 적당한 온도로 차갑지 않게 서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차가우면 향이 닫히고, 너무 따뜻하면 알코올이 강조될 수 있습니다. 디캔팅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하면 닫힌 향이 더욱 열리면서 본연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수집가와 애호가를 위한 선택

월터 핸젤 노스 슬로프 피노 누아 2016은 단순히 마시기 좋은 와인을 넘어서, 러시안 리버 밸리의 풍토와 한 해의 이야기를 담은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2016년이라는 우수한 빈티지의 힘을 빌려, 빈야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정교한 양조 기술로 완성도를 극대화한 이 작품은, 피노 누아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경험해봐야 할 와인입니다. 현재는 이미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만약 발견한다면 와인 컬렉션에 소장하거나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 와인은 한 잔에 담긴 소노마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월터 핸젤 가족의 열정을 전해줄 것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숭례문 와인, 그랑 포르트 뒤 쉬드 2008: 한국의 마음을 담은 프랑스 보르도의 이야기

칠레 와인의 정수, 카르멘 그란 리제르바 까르메네르 2017을 만나다

란쵸 자바코 댄싱 불 진판델 2006, 캘리포니아의 활기찬 매력을 담은 가성비 레드 와인